홍대 돈수백 - 부산식 돼지국밥.

아직 카메라 다룰 줄을 몰라 사진들 질이 고루 나쁘니 양해.

 사실 뭐 나는 부산식 돼지국밥이 뭔지 잘 모른다. 알고 보면 그 부산식이라는 말도 주문할 즈음에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뭐시깽 어디식이 있고 따로 말아먹는 식이 있고 부산식이 있는데 우리는 부산식" 이라고 얘기를 해줘서 알았지, 애초에 순대국밥이면 모를까 돼지국밥이란 음식 자체가 이래뵈도 수도권 토박이인 나한텐 썩 익숙치도 않던 터다.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 경남진주(아버지 고향) 내려갔을 때 어느 식당 들어가 메뉴판 보고 돼지국밥 시키려다 아버지가 이거 시키자 해서 소고기국밥 먹고 나왔던 게 떠올랐다.

문 열고 발 딛는 순간부터 사골국물 냄새가 확 퍼지는데, 구수허니 좋다.

메뉴는 다양하다면 다양한데 일행이 다 그냥 돈탕반을 시켰다. 처음엔 돈탕반이라길래 뭔가 유래가 있는 이름이 아닐까 생각해봤더니 그냥 한문 해석하면 돼지국밥이더라는 뻘문.
다음에 가거든 떼로 가서 전골이라도 시켜볼까 하는데, 국물이 괜찮아서 만두국도 기대가 되고 고민좀 해봐야겠다.

말아먹으라고 주는 소면.

김치와 깍두기 모두 적당히 익고 달달하니 맛있었다.

이 또한 말아먹으라고 주는 부추.
기름 넣고 무친 게 아니라서 그냥 집어 먹어봐야 별 맛은 없다.

국밥이 나오면 일단 가게 벽에 붙어 있는 '맛있게 먹는 법' 지침에 따라 새우젓이나 볶은 소금으로 간을 하고, 부추를 말아 먹는다. 얼큰하게 먹으려면 다대기 양념도 있다. 대신 순대국밥에 필수라고 할 수 있는 들깨가루는 없는데, 없어도 별다른 아쉬움은 없더라.

처음 가게 문 열자마자 풍기던 사골냄새 덕에 기대를 꽤 했었는데, 기대한 만큼 우선 국물부터가 괜찮았다. 수도권에 여기저기 널린 국밥집들 수준이 그닥 높지 않은 탓도 있고, 내가 딱히 유명한 국물집들 찾아 다니고 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나름 순대국 하나만큼은 집착에 가깝게 쏘댕기며 찾아 먹어보고 한 것 치고도 근 몇년 간 밖에서 먹은 국물들 중에선 상당히 좋은 편. 크게 진하거나 하진 않지만 톡까놓고 뭐 탄 듯한 맛(ex: 신○설농탕인지 가면 극에 달하는 그 라면국물맛) 없이 술술 넘어간다.

건더기 같은 경우도 푸짐해서 감동받거나 할 정도는 아니지만 들어있을 만큼 들었다. 위의 사진처럼 얇게 썰린 괴기가 주로 보이는데, 일행 하나는 좀 더 씹히는 괴기가 먹고 싶다고도 했지만 여기선 부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듯도. 건더기 자체엔 지방이 없고 대신 지방이 메인인 항정살 같은 것이 드문드문 섞였는데 이 또한 맛과 씹히는 비율이 좋다.


또 필요에 따라 밥과 소면사리를 그냥 더 준다. 다만 내 경우엔 일행이 밥과 소면을 추가하려던 때 이미 국물을 긁고 있던 참이라 선처를 호소하여(...) 국물도 좀 더 얻어야만 했다나. 얼떨결에 쥐밟은 두 번째 국밥은 다대기 넣고 얼큰하게 먹었음.

가격도 요즘 국물 있는 식사들이 대체로 6,000원 선인걸 생각하면, 또 홍대 주변 가격대를 생각해 보면 꽤 저렴한 편에 맛도 양도 모자람이 없다. 가게 분위기도 흔히 국밥집 하면 떠올리는 아저씨 판이 아닌지라 한창 뜨는 F4가 아닌 한에야 누구와 가도 부담 없을 정도고. 같이 갔던 일행 중 한 놈은 벌써부터 이게 생각난다고 징징거리는데 막상 내도 홍대까지 나가려면 다른 군바리의 휴가를 기다려야 되거덩. 그때까진 침이나 삼키세.

중요한 가는 길은-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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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필드 | 2009/02/01 18:32 | 勇者多樂. | 트랙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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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상처에 알보칠 한번 어때? at 2009/02/11 20:23

제목 : 홍대 돈수백 에서 돼지국밥을 먹어보았습니다
홍대 돈수백 - 부산식 돼지국밥.얼마전 이글루스 밸리에서 홍대에 돼지국밥집이 생겼다고 들은지라 한번가자 생각만 하다가 오늘 다녀왔습니다돼지국밥 이라는 말은 솔직히 수도권 사람들에겐 생소한데 제가 이 이름을 아는 이유가예전 어떤 커뮤니티에서 말이 나온 돼지국밥을 모르냐는 이야기 때문입니다당연히 모르죠.. 본적도 없는데그밖에 순대에 뭐 찍어먹느냐 하는 논란도 있었는데 그건 다른이야기평소처럼 사진찍어서 포스팅해야지 생각하고 핸드폰을 챙기는데 보이지 ......more

Commented by BLUE-PSY at 2009/02/01 22:37
오오 저 심플한 약도!
입대하기전 한번 가볼까나요.
Commented by 웅이아버지 at 2009/02/01 22:56
승철이 발견한 1人.. 여전한 것 같다! ^ ㅁ ^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2/01 23:04
블루싸이//저기서 볼랴?

웅이아버지//ㄴㄴ 승철이는 살이 꽤 쪘음.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9/02/01 23:44
지존은 역시 부산
언제 한번 가보는걸 적극 추천
Commented by 리군 at 2009/02/02 01:19
부산으로 오시오-_-;

저런 거 실컷먹게해주겠음....으흐흐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2/02 01:20
삼별초//갈 껀덕지가 있으면 가는데 영 생기지 않지라우.

리군//내가 일반인만 됐어도 한 달은 잡고 부산 못 갈 것도 없긴 헌디-_-;
Commented by 키노시스 at 2009/02/02 17:37
..배고프다.ㅠ
Commented by 리군 at 2009/02/04 06:15
기회가 되거나 일반인이 되서 부산에 올 수 있으면 연락해~ㅋㅋ
맛있는 국밥집이나

뒷고기집 밀면집~ 다 알려줄텡게 ㅋㅋ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2/05 18:44
키노시스//밥무.

리군//ㅋㅋㅋ 밥 먹으러라도 한 번 가봐야겠고마
Commented by 위드미 at 2009/02/11 20:09
저도 오늘 여기 갔었는데 사진찍은게 없어서 ㄷㄷ..

저 이거 트랙백좀 해갈게요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2/11 21:10
위드미//그러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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