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호텔더스크의 비밀.


어느 사건 이후로 행방이 묘연해진 옛 동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전직 형사겸 현직 세일즈맨인 카일 하이드는, 자신이 의뢰받은 한 가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외지에 위치한 호텔더스크를 찾는다. 그 안에서 자신이 묵게 된 방이 '소원이 이루어지는 방'이라 주장하는 호텔의 주인을 비롯 다양한 숙박객들이 저마다의 특징과, 한편으로 제각기의 비밀을 가지고 있음을 느낀 카일 하이드. 동시에 그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자신이 찾고 있는 옛 동료, 브래들리의 행방과도 관련이 있을 듯한 직감으로 행동을 시작하는데.............

NDS 플랫폼에서 어드벤처 장르가 새삼스런 강세를 보이는 건지, 별도의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나온 레이튼교수 한글판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나온 호텔더스크의 비밀 또한 때아닌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하기사 개인적으로도 DS 액정 한 번 박살낸 뒤로 5만원 내고 고친 보람도 없이 근 1년간 가동하는 일 없이 묵혀만 두고 있었는데, 모처럼 한글로 플레이하는 어드벤쳐 장르가 그립기도 하던 와중에(다만, 레이튼 교수에는 흥미가 가지 않았고) TV광고가 눈에 띄어 하나 산 것이니. 여실히 오랜만의 어드벤처렷다.

혹여 이 게임의 TV광고 캐치프레이즈인 ‘DS로 미스터리’ 라는 문구를 보고, 또는 주인공의 전직형사라는 이력을 보고 본격적인 추리물을 기대한 사람이 있다면(고백하자면 내가 그랬다) 일단은 그 기대를 깨는 것부터 운을 떼야 할 듯하다. 아쉽게도... 라고 하자니 사실 아쉽다 하기에도 미묘하지만 사실 이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작게는 등장인물들의 비밀을 캐는 것부터 크게는 호텔에 얽힌 진상과 옛 동료의 행방을 파헤치는 과정까지 딱히 플레이어의 간드러지는 추리력을 발휘하게끔 유도하는 과정은 그닥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추리력보다는 행동력, 관찰력 등을 중시하는(그조차도 고도는 아닌) 게임임을 염두에 두자.

호텔더스크의 비밀은 주로 등장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단서를 모으고 스토리를 진행해나가야 하는, 어찌보면 '버튼을 사용하지 않는 인터페이스'라는 점을 제한다면 꽤나 전형적인 어드벤처라 하겠는데, 대화를 비롯한 텍스트 위주의 플레이 외에도 단서를 얻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행동-호텔더스크 내부의 탐색을 필두로 다양한 퍼즐의 풀이 등에도 못지 않은 이야기 진행의 비중을 둬 말보다 행동을 강조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이 꽤 잘 나타난 게임이기도 하다(때문에 단순 선택지 형식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왜 대화상대 하나 찾아나서는 데에도 뻔질나게 돌아다녀야 하는지 의문을 갖겠지만).
또한 그러한 행동 파트에 DS를 대표하는 만큼이나 식상익숙한 터치스크린부터 약간 신선한 마이크, 그리고 게임진행에 써먹기엔 대단히 신선한 그것까지 DS의 특별한 기능등을 한껏 접목해서, 클립을 펴 철사를 만드는 식의 다소 뻔한 패턴부터 꽤 완곡한 발상을 요하는 패턴까지 참신한 퍼즐요소들을 끼워넣었다. 덕분에 형식 자체는 전형적이지만 그로인해 발생할 법한 식상함은 커버가 된, 꽤 괜찮은 어드벤처 게임이 되지 않았나 한다.

다만 사실 개인적으로, 라기보다 객관적으로 놓고 보기에도 스토리의 완성도에 대해서라면 크게 격찬은 못할 듯 싶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플레이어의 진행으로 밝혀내야 할 부분을 게임 전체를 아우르는 메인(호텔더스크의 비밀, 브래들리의 행방)과 각 챕터를 관장하는 서브(숙박객들의 비밀)로 놓고 봤을 때, 서브의 해결이 모이고 모여 메인스트림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나쁘지 않지만 막상 게임 내에서 주어지는 단서들을 구하는 시점에서 메인에 관련된 단서는 지나치게 추상적이어 뭔가를 유추해내기에 모자란 한편 서브에 관련된 단서는 오히려 또 너무 대놓고 가르치는 식이라 생각을 하고 할 겨를이 없달까.

애초에 그 자체가 환장하게 재미나는 스토리가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비밀이라 해봐야 각각의 것들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연결이 된다는 것 외엔 사실 플레이어 입장에서 아 그래? So what? 정도로 썩 관심 가지도 않을 법한 비밀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그것을 밝히는 데에도 딱히 뭔가를 유추해서 밝혀낸다기 보다는 그저 상대의 심리를 크게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살살 운만 띄워주면 알아서 불어주는(...) 식이라 맥이 빠지는 감도 있다. 더구나 이게 매 챕터마다 반복되는만큼 엔간히 질릴 수밖에 없기도 하것지.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땐 높은 완성도를 뽐내는 수작 어드벤처가 맞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대한민국 심의기준에 거스름이 없는 건전한 스토리, 연필로 손수 그려낸 듯한 느낌의 바스트업 그래픽과 외진 시골에 위치한 호텔이라는 배경에서 묻어나는 수수한 분위기, 대단한 명곡은 없다 한들 분위기 맞게 편안하게 들려오는 음악 등 장점도 많지 않은가. 다만 미스터리를 내세우는 것 치고 자극(=피떡칠)이 적은 탓에 적당히 평범함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더 밍숭맹숭하게 느껴진다든지, 차마 완벽이란 단어를 갖다대자니 스토리의 개연성이 몇% 부족한 감도 확실히 있단거다. 사실 길지 않은 플레이타임과 메리트 없는 2회차 플레이도 아쉽지만 애초에 어드벤처 게임으로 본전 운운하기가 되려 뭣하달까.

글쎄, 어째 쓰다보니 만족보다 아쉬움의 비중이 큰 듯 써버렸지만 그렇게 느껴졌다면 오해이고(솔직한 말로 미리 언급한 것 외에 지적하고 싶은 문제점들도 쌔고 쌨지만 그럼에도 워낙 가진 장점이 가치있는 게임임을 강조하고 싶다), 엄연히 DS로 등장한 어드벤처 게임 중 수작으로 널리 인정받았다는 게임이거니와 한글화의 가치를 따지지 않더라도 꽤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을 뽐내는만큼 돈값은 알차게 해내는 게임이지 싶다. 꼭 어드벤처 장르의 팬이 아니더라도 DS를 가지고 있다면 마땅한 정발 타이틀이 없는 요즈음에 구입해볼 만하고, 어드벤처 팬이라면 당연히 사서 한 번쯤은 해볼 것.

단, 아무리 물량이 희귀하더라도 정품 사서 하자, 염병.
 

by 그린필드 | 2009/03/15 21:17 | 勇者多樂.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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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삼별초 at 2009/03/15 23:00
의사 선생의 힘을 빌러서 왈가부 하는 꼴은 참 보기가 거시기함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3/17 23:11
삼별초//많이 거시기합죠.
Commented by 민지홍일까 at 2009/03/18 19:04


그전에 nds부터[...]


아무튼 닌코에서 정말 적극적으로 홍보하던 호텔더스크의비밀


지상파는 안탔지만 케이블에서 꽤 많이 광고가 나왔데죠.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3/19 19:56
민지홍//어라, 지상파는 안 탔나요-_-;
어쨌든 관심이 있다면 닌텐도는 일찍 사셔야.
Commented by 최승정 at 2009/03/23 14:29
그러나자신이무언가를하고자한다?.............
Commented by 최승정 at 2009/03/23 14:31
뉴 미스터리칩 도나왔다든데.............
Commented by 최승정 at 2009/03/23 14:33
뭐 하긴..............
Commented by 최승정 at 2009/03/23 14:35
샀거덩
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9/03/23 18:02
최승정//뭐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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