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자리잡은 적잖은 돈코츠 전문(이라기보담도 정확히는 돈코츠를 다루고 있는) 라멘 식당들 중 비교적 최근에 생겨 입소문에 불이 붙은 나고미라멘에 밥 얻어먹을 겸 가봤다. 꽤나 외진 구석에 있어 찾기 힘들다는 얘길듣고 나름 각오를 굳혔더랬는데, 빈약한 약도와 그간 다녀본 짬에 의존해
'아아, 정말 이런 곳에 뭐가 있긴 있는걸까' 싶은 곳을 따라가다 보니 어찌어찌 찾게는 되더라. 실로 뭐 이런 곳에 라멘가게가 있나 하는 감상도 품었다.
가게 안에서는 확실히 일본인으로 보이는 주방 아저씨와 한국인일 듯한 서버횽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로 일관된 인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는데, 아저씨 쪽은 나름 특징이 있어서 금세 흉내낼 수 있었고 친구에게 비슷하단 인정도 받았다.
...뭐 의미는 없지만-ㅠ-
특별한 이벤트 없이 두 명이서 나고미라멘 두 개에 덮밥 하나를 시켰다.
나고미라멘 \8,000
면좀 건져 올리고 접사.
나고미라멘은 기본인 돈코츠에 조린계란과 죽순, 석이버섯을 추가로 얹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토핑의 질이 괜찮다. 계란은 차갑게 나온 점이 아쉽지만 간이 잘 배어서 입맛이 돌았고 죽순도 식감 면에서 딱딱하지 않은 아삭아삭함이 좋았다. 다만 석이버섯 같은 경우 가뜩이나 양도 적은데 딱히 돈코츠 국물에 어울리는 편도 아니라 있으나마나란 느낌도.
면의 상태는 별도의 요구 없이 주는대로 받았는데 만족스러웠다. 다른 곳에서 정보를 봤을 때 면이 가늘다는 얘기도 본 것 같은데 딱히 다른 곳보다 가늘진 않고, 평범하게 잘 익은 상태로 나와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더 딱딱한 게 좋지만 다음 기회에나 주문에 덧붙여봐야것군. 국물 같은 경우는 홍대의 돈코츠라멘들 중 가장 진한 국물...이라는 어딘가의 평가에 비한다면 그정도로 진하지는 않달까, 상대적으로 국물에 띄운 기름기가 적은 탓도 있겠지만 처음 갔을 때의 멘야도쿄 쪽이 좀 더 진했다(웃긴 건 두 번째 갔던 멘야도쿄에 비하면 이쪽이 진하다). 오히려 특징이라면 국물의 진함보다 간의 세기인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딱히 국물이 나쁘지 않은데도 이정도로 짜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8천원 내고 먹기에 나쁘진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지만, 지나치게 얇아 종잇장 같은 차슈는 부실했고, 국물은 진하기 이전에 짰다. 때문에 암만 해도 아 동네에서 이게 최고! 라고 쳐주긴 미묘허다. 나름 비장의 무기(?)라고 할 법도 한 생강절임 옵션을 곁들이면 꽤 특색있는 맛이 되긴 하지만.
뽀나스. 부타 뭐시기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은 돼지덮밥 \5,000
라멘집에 으레 있는 차슈덮밥은 없고 덮밥 종류는 이것 하나 뿐이라 눈에 띄었는데, 평범한 밥 위에 평범한 간장베이스의 돼지고기 볶음이 얹어져 있어 특별한 개성은 없다 한들 맛은 평범하게 좋다. 함께 비벼 먹으라고 준 날계란을 살짜쿵 늦게 발견해서 사소한 트러블이 있었지만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계란 넣고 비비면 계란 넣고 비빈 돼지고기 볶음 덮밥 맛이 날 테니께. 평범한 만큼 충분히 예상 범위다.
얻어먹는 입장이라 은근 땡겼던 아사히 생맥은 못 시켜본 게 아쉬운데, 아직은 소소한 입소문에 의한 기대치가 워낙 커서 대만족은 못했을지언정 충분히 만족은 한 가게다. 하지만 진짜 딴 건 몰라도 라면에 얹는 차슈는 좀 제대로 올려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랄 따름. 다음에 홍대 들를 일 있거덩 다른 일행과도 소개차 한 번쯤 더 들러줄 의향이 충분히 생기는데, 것도 일단 산초메 정도는 들러보고 볼 일이지 싶다.
아주 약간 개조했는데 뭐 괜찮겠지.
이런 곳에 뭐가 있겠어? 싶은 곳을 따라가는 게 뽀인트.